중국, 개방40년 추석 앞두고 본토-홍콩 고속철 개통

입력
2018.09.23 17:08
수정
2018.09.23 17:08
22일 홍콩과 중국 남부 광저우, 선전을 잇는 광선강(廣深港) 고속철 개통식에서 홍콩 행정수반 캐리 람(林鄭月娥)이 연설하고 있다. 23일 운행에 들어간 이 고속철은 홍콩에서 선전까지 14분, 선전에서 광저우까지 47분 만에 도착할 수
22일 홍콩과 중국 남부 광저우, 선전을 잇는 광선강(廣深港) 고속철 개통식에서 홍콩 행정수반 캐리 람(林鄭月娥)이 연설하고 있다. 23일 운행에 들어간 이 고속철은 홍콩에서 선전까지 14분, 선전에서 광저우까지 47분 만에 도착할 수

중국 본토와 특별자치구 홍콩을 연결하는 ‘광선강(廣深港) 고속철’이 추석을 하루 앞두고 정식 운행에 들어갔다. 본토와 홍콩의 통합 가속화 전망과 함께 홍콩의 독립성 훼손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23일 홍콩 사우스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철도총공사는 정식 운영 첫날인 이날 95편의 고속열차편을 편성, 공식 운행을 시작했다. 95편의 고속열차 중 82편은 단거리인 홍콩-광저우(廣州), 홍콩-선전 노선이며 나머지 13편은 장거리 노선이다.

이날 고속철이 새로 개통됨에 따라 홍콩에서 기차로 광저우와 선전은 물론 베이징, 상하이, 정저우(鄭州), 우한(武漢), 항저우(杭州), 샤먼(廈門), 구이린(桂林) 등 중국 전역의 44개역으로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게 됐다. 반대로 중국 본토 각 도시에서도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홍콩으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고속철은 홍콩에서 선전까지 14분, 선전에서 광저우까지 47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홍콩에서 베이징까지 예상 소요 시간은 8시간 56분, 홍콩에서 상하이까지 소요 시간은 8시간 17분이다. 고속철은 중국 본토 구간 116㎞와 홍콩 구간 26㎞ 등 총 142㎞ 길이다. 대륙구간에서는 시속 350㎞, 홍콩 구간에서는 200㎞ 속도로 운행한다. 광선강 고속철은 중국을 동서남북으로 연결하는 ‘4종(縱)4횡(橫)’ 고속철도망 사업의 일부이다. 2010년부터 추진된 광선강 고속철에는 884억 홍콩달러(12조6,000억원)이 투입됐다.

홍콩과 중국 본토 간 고속철의 이번 연결은 오는 12월 개혁개방 40주년을 맞는 중국에 의미가 적지 않다. 1978년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본격적으로 펴기 전까지 홍콩은 아시아의 대표적 번영 도시였지만 중국은 문화대혁명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빈곤국이었다. 두 지역 간 경제력 격차로 선전에서는 해마다 최소 수천명의 중국인들이 목숨을 걸고 불법 도강을 해 홍콩으로 불법 이주, 중국 지도부에게는 큰 골칫거리였다. 하지만 지난 40년간의 중국 본토가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거듭하면서 이번 고속철 개통 등 이제는 중국이 홍콩과의 관계에서도 주도권을 쥐고 통합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홍콩 일각에서는 이 같은 급속한 중국과의 지리적 통합이 홍콩의 독립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997년 홍콩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에 반환된 뒤 중국은 일국양제(一國兩制ㆍ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따라 50년간 외교와 국방에 대한 주권을 갖되 홍콩에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광선강 고속철 열차 내부와 홍콩 웨스트카우룽 역내 출ㆍ입경 관리소, 세관, 검역소, 역사 플랫폼 등의 시설에 홍콩법이 아닌 중국법이 된다. 이른바 ‘일지양검’(一地兩檢)의 시행을 두고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일국양제’를 무력화 시키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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