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틀, 헤드윅... 미리 찜해야 할 연휴 직후 공연

입력
2018.09.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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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래틀이 지난해 9월 새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첫 내한한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사이먼 래틀이 지난해 9월 새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첫 내한한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대형 클래식 공연 

▦25대의 그랜드피아노가 한 무대에 오르다

기이한 리듬, 변칙적인 박자, 웅장한 음향으로 20세기의 한 획을 그었던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이 21세기 피아니스트들의 연주로 새롭게 무대에 오른다. 25대의 그랜드피아노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한꺼번에 오른다. 명연주자들의 산실로 자리매김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의 개원 25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으로 이 학교 출신 피아니스트 문지영과 음악원 재학생들이 참여한다. 피아니스트인 김대진 음악원장이 지휘와 연주를 동시에 맡아 제자들과 한 무대에 선다. 1부에서는 바흐의 ‘3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음악원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대진, 손민수, 이진상이 함께 연주한다. 이 공연은 포털사이트 네이버TV와 V앱에 개설된 ‘한예종 예술극장’을 통해 생중계 된다. 한예종 홈페이지(http://www.karts.ac.kr)에서 인터넷예매만 신청 가능하다. 전석 무료. 30일ㆍ예술의전당 콘서트홀ㆍ(02)746-9270.

▦ 베를린 떠나 런던에 정착한 사이먼 래틀

세계적 지휘자인 사이먼 래틀이 지난해 9월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와 첫 내한한다. 래틀은 세계최고의 악단으로 꼽히는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끌었다. 베를린필의 레퍼토리를 확장하고 콘서트홀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는 평가를 받은 래틀이 젊은 오케스트라인 LSO는 어떤 음색을 빚어낼지는 전 세계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사였다. 20세기 초 탄생한 LSO는 전통적이고 진중한 색채가 강한 베를린필에 비해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오케스트라로 꼽힌다. 영국이 낳은 거장 래틀과 영국 최고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LSO의 만남을 한국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다. 라벨의 ‘어미 거위’와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야니네 얀센이 브람스 협주곡 D장조 협연자로 나선다. 10월 1일ㆍ롯데콘서트홀ㆍ1544-7744

 ◇개성파 아티스트 내한공연 

뮤지컬 '헤드윅'의 원작자이자 오리지널 캐스트, 영화 '헤드윅'의 감독이자 주연 배우인 존 캐머런 미첼이 10년 만에 내한한다. 쇼노트 제공
뮤지컬 '헤드윅'의 원작자이자 오리지널 캐스트, 영화 '헤드윅'의 감독이자 주연 배우인 존 캐머런 미첼이 10년 만에 내한한다. 쇼노트 제공

▦ ‘헤드윅’의 주인공이 부르는 ‘디 오리진 오브 러브’

국내에서도 스타 배우들을 만들어 낸 뮤지컬 ‘헤드윅’의 원작자이자 오리지널 캐스트, 영화 ‘헤드윅’의 감독이자 주연 배우. 미국의 연출가 겸 배우 존 캐머런 미첼은 ‘헤드윅’ 그 자체다. 2007, 2008년 한국에서 ‘헤드윅 콘서트’를 매진시켰던 그가 10년 만에 내한한다. 미첼이 참여하는 ‘헤드윅’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도 티켓을 구할 수 없을 정도로 흥행한다. 이번 내한 공연은 노래를 단순히 나열하지 않고 뮤지컬 ‘헤드윅’의 제작 과정을 한 번에 알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작품의 모티프가 된 자전적 경험부터 작곡가 스티븐 트래스크와의 우연한 만남, 운명처럼 사랑에 빠진 연인에 관한 추억까지 미첼이 ‘헤드윅’의 탄생 비화를 펑크 록, 글램 록, 하드 록, 헤비메탈 등 강력한 로큰롤 사운드로 채운다. 뮤지컬의 원작자이자 주연 배우가 선사하는 ‘헤드윅’의 넘버는 헤드윅, 토미, 한셀 등 작품의 주인공에게 이입할 수 있는 문을 더욱 넓혀줄 것이다. 10월 5~7일ㆍ세종문화회관 대극장ㆍ(02)399-1000

바이올리니스트 네만야 라두로비치는 풀어헤친 머리와 가죽재킷만큼이나 강렬하고 개성있는 연주를 선보인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네만야 라두로비치는 풀어헤친 머리와 가죽재킷만큼이나 강렬하고 개성있는 연주를 선보인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 가죽재킷 입은 바이올리니스트 라두로비치

“무대에서 온전한 내 자신이 아니면 연주를 할 수 없다”며 정장을 벗어 던진 연주자. 단정하게 정리한 머리가 아닌 자유롭게 풀어헤친 긴 머리, 콘서트홀 무대에 ‘워커’를 신고 오르기도 하는 파격. 세르비아 출신한 바이올리니스트 네만야 라두로비치가 첫 내한 독주회를 연다. 그의 개성은 외면을 통해서만 전해지는 것이 아니다. 화려한 기교를 바탕으로 하는 깊이 있는 그의 연주는 가죽재킷보다도 더욱 그 자신을 표현한다. 영국의 클래식 전문잡지인 그라모폰은 라두로비치의 연주를 “때로는 길을 벗어나 자유롭고, 페달을 강하게 밟아 내달리며, 드라마틱한 다이나믹을 만들어 낸다”고 평했다. 2014년 프랑스의 권위 있는 음악상인 ‘음악의 승리상’에서 최고의 솔리스트로 선정됐고 2015년 발표한 앨범 ‘Journey East’로 독일의 그래미상이라 불리는 에코상을 수상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생상 ‘죽음의 무도’, 프랑크와 드뷔시의 바이올린소나타 등 1800년대 중후반 활동한 프랑스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자신의 세계를 들려준다. 10월 9일ㆍ롯데콘서트홀ㆍ1544-7744

 ◇한국의 창작춤을 찾아서 

프랑스 파리 시립극장에 상주예술가로 선정된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극장과 함께 제작한 첫 작품인 '북한춤'을 서울국제무용축제에서 만날 수 있다. 안은미컴퍼니 제공
프랑스 파리 시립극장에 상주예술가로 선정된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극장과 함께 제작한 첫 작품인 '북한춤'을 서울국제무용축제에서 만날 수 있다. 안은미컴퍼니 제공

▦ 서울국제무용축제에서 선보이는 안은미의 ‘북한춤’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 정상회담 소식에 이어 ‘북한춤’을 만나 볼 수 있는 공연이 찾아 온다. 프랑스 파리 시립극장인 ‘테아트르 드 라 빌’ 상주예술가로 선정된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극장과 공동제작한 첫 작품인 ‘북한춤’이다. 5월 서울에서 초연한 뒤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린다. 안은미는 그 동안 할머니들과 함께 한 ‘조상님께 바치는 땐스’, 저신장 장애 무용수들과 함께 작업한 ‘대심 땐스’ 등 자신만의 색채를 드러내면서도 사회와 화합하는 작품들을 만들어 왔다. ‘북한춤’은 유튜브 사이트의 영상을 찾아가며 완성했다. 월북한 무용가 최승희의 무보집 ‘조선민족무용기본’(1958)을 참고하고 북한에서 무용 교육을 받은 재일 무용가 성애순으로부터 춤사위를 직접 배우며 북한춤을 연구했다. 안은미에 따르면 북한춤은 “발이 굉장히 빠르고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이 난다.” 장영규 음악감독이 ‘북한춤’ 공연을 위해 음악을 작곡했다. 저작권 문제로 북한가요는 ‘반갑습니다’와 ‘휘파람’만 사용한다. 10월 12~14일ㆍ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 ‘1인창무극’ 개척했던 공옥진의 춤을 만나다

춤ㆍ소리ㆍ연기가 어우러진 1인 창무극의 선구자인 공옥진(1931~2012)은 소리도 잘했지만 소리꾼의 몸짓 표현인 발림이 뛰어났던 예인이다. 미국 링컨센터에서 동양인 최초로 단독 공연을 하는 등 명성을 얻었지만 전통무용이 아닌 창작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했다. 사실상 그 명맥이 단절된 공옥진의 ‘병신춤’을 배우는 것이 가능할까. 극단 그린피그와 연출가 윤한솔은 공옥진과 1인창무극을 탐구하는 연극 ‘이야기의 방식, 춤의 방식-공옥진의 병신춤 편’을 무대에 올린다. 동작인식 센서인 키넥트로 작동하는 게임 ‘댄스 센트럴’을 무대에 구현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공옥진의 춤을 익히는 과정과 결과 그 자체가 연극이 된다. 10월 6일 공연 종료 후에는 윤한솔 연출가와 진옥섭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의 대담이 예정돼 있다. 10월 4~14일ㆍ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ㆍ(02)758-2150

 ◇명절 후에도 가족과 함께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오페라로 무대에 오르는 동화 '헨젤과 그레텔'의 무대 모습. 국립오페라단 제공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오페라로 무대에 오르는 동화 '헨젤과 그레텔'의 무대 모습. 국립오페라단 제공

▦ 오페라로 만나는 동화 헨젤과 그레텔

그림형제의 동화 ‘헨젤과 그레텔’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오페라로 무대에 오른다. 독일의 작곡가 홈퍼딩크는 독일 민요를 연상시키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멜로디와 바그너의 계보를 잇는 다양한 유도동기,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헨젤과 그레텔’ 오페라로 작곡했다. 1893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독일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지휘로 초연된 후 구스타프 말러들 당대 유럽 각지에서 극찬을 받으며 인기를 끈 작품이다. 국립오페라단이 잠재적 오페라 관객인 어린이들에게 예술적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는 취지로 무대에 올린다. 롤러 스케이트를 신은 14명의 캔디천사와 알록달록한 마카롱 과자집 등 환상적인 무대 위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활약 중인 소프라노 캐슬린 김 등이 탁월한 목소리로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완성한다. 10월 9~13일ㆍ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ㆍ1588-2541

세종 즉위 600주년과 한글날 주간을 맞아 국립국악원이 음악극 '까막눈의 왕'을 무대에 올린다. 백성들의 노래인 민요를 바탕으로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했다는 가정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국립국악원 제공
세종 즉위 600주년과 한글날 주간을 맞아 국립국악원이 음악극 '까막눈의 왕'을 무대에 올린다. 백성들의 노래인 민요를 바탕으로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했다는 가정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국립국악원 제공

▦ 우리 민요와 함께 듣는 한글 창제 이야기

한글 창제 이야기와 민요를 접목시켜 극으로 만든 ‘까막눈의 왕’이 세종 즉위 600주년과 한글날을 맞아 국립국악원에서 공연된다. 글을 몰라 어두운 세상을 살았던 ‘까막눈’의 백성을 위해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의 원리가 백성들의 노래인 민요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는 작가의 상상력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과 객원 출연자들이 들려주는 전국 팔도의 각 지역별 민요가 극을 이끌어간다. 정회석(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명창과, 젊은 소리꾼 손재영(국립문속국악원 창극단)이 노년의 세종과 젊은 시절 세종을 나눠 맡는다. 한글 창제 원리를 우리 음악으로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한 작품으로 아이들도 관람할 만하다. 10월 11~14일ㆍ국립국악원 예악당ㆍ(02)580-3300

▦ 서울시향 번스타인 캔디드

미국을 대표하는 지휘자이자 작곡가인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오페레타 ‘캔디드’가 한국 초연된다. 번스타인은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했던 작곡가로 ‘캔디드’에도 정통 클래식부터 왈츠와 탱고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이 스며있다. 순진하고 낙천적인 주인공 캔디드가 세계를 방랑하며 추위와 굶주림, 재난과 전쟁 등을 겪으며 깨달음을 얻는다는 줄거리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노래를 통해 전달된다.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수석객원지휘자 티에리 피셔가 지휘봉을 잡아 콘서트 버전으로 무대에 올린다. 지난해 그래미상 수상자인 메조소프라노 빅토리아 리벤구드를 비롯해 테너 조너선 존슨, 소프라노 로렌 스누퍼, 바리톤 휴 러셀 등 미국의 주요 오페라극장에서 활약 중인 성악가들이 대거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배우 마이클 리가 내레이터로 공연에 참여한다. 10월 12~13일ㆍ예술의전당 콘서트홀ㆍ1588-1210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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