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의 시대, 보수적 전체주의 불러오나

입력
2018.09.20 17:41
수정
2018.09.20 19:0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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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문화와 문자문화

월터 옹 지음ㆍ임명진 옮김

문예출판사 발행ㆍ352쪽ㆍ1만7,000원

“미디어는 메시지다.” 너무나 유명한, 매체학자 마셜 매클루언의 명제다. 그렇다면 미디어가 메시지가 됨으로써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가. 매클루언의 제자인 저자의 탐구 영역이다. 저자는 그것을 구술성(Orality)과 문자성(Literacy)이란 두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한마디로 구술성의 세계에서, 문자성의 세계에서 인간의 의식이 어떤 방식으로 조직화되는가를 다룬다. 미디어와 사고패턴에 관한 한 반드시 읽어볼 고전 중 하나로 꼽힌다. 1982년 첫 발간 이후 30주년 기념판으로 새롭게 나왔다. 요즘 시대는 동영상의 시대다. 저자는 1980년대 초의 저작임에도 이를 ‘2차 구술성의 도래’로 간주한다. 문자성의 세계가 추상적 분석적 합리적이라면 구술성의 세계는 보수적 전체주의와 친화력을 지닌다는 게 저자의 입장이다. 문자성 단계의 세례를 충분히 받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디지털 동영상이라는 2차 구술성은 오히려 독이 될 것이란 전망이 심심찮게 나오는 이유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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