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소아 외래환자 많아… 음식 기도 걸림 등 주의해야

입력
2018.09.20 11:03
수정
2018.09.2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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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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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에는 평소보다 병원을 찾는 사람이 적지만 전체 환자 중 9세 이하 어린이의 비중은 2.5배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추석연휴 기간 병원을 찾는 이유로는 벌 등 독성 곤충에 물리는 경우와 송편 등 음식물이 기도에 걸리는 등의 사고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추석연휴 기간 병원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2017년 추석 연휴(10월 3~5일) 3일 동안 병원 외래를 방문한 환자 수는 총 74만명으로, 일평균 외래 환자수(243만명)의 30.4%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외래 환자수와 추석 연휴 외래 환자수의 연령대별 점유율을 비교해보면, 30대 이하의 젊은 사람의 비중이 높고 중ㆍ장년층의 비율이 낮았다. 특히 지난해 추석 연휴기간 9세 이하 소아 외래 환자의 점유율은 29.3%로, 연간 외래 점유율 11.7%에 비해 2.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연휴기간 동안 질병이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9세 이하의 아이들에게 좀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심평원은 분석했다.

연령대별 병원 방문 점유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공.
연령대별 병원 방문 점유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공.

구체적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기간 동안 병원을 찾은 원인이 되는 주요 질병을 살펴보면, ‘독액성 동물접촉의 독성효과’ ‘화상’ ‘기도의 이물’ 등이 평소보다 추석 연휴 기간에 더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독액성 동물접촉의 독성효과’란 벌 등 독성이 있는 곤충이나 벌레에 물리거나 쏘인 후 신체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말하며, 추석 연휴에 벌초나 성묘를 하다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내원한 환자수는 총 2,202명으로 추석 연휴기간의 일평균 환자수가 평소보다 2.7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0대가 538명(24.4%)로 가장 많고, 40대 415명(18.8%), 60대 280명(12.7%) 순으로 나타났다. 곤충이나 벌레에 물리지 않기 위해서는 벌초, 성묘 등 야외 활동을 할 때 긴소매와 긴바지를 입도록 하고, 향이 강한 로션, 향수 등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또한, 풀숲에 바로 앉거나 눕는 행위는 피하는 것이 좋다.

Figure 3 2017sus 추석 연휴기간 주요 발생 질병.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공
Figure 3 2017sus 추석 연휴기간 주요 발생 질병.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공

오랜만에 친척이 모이는 만큼 기름진 명절음식을 너무 많이 먹거나 과음을 하여 장염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같은 기간 총 2만6,896명이 해당 질병으로 병원을 찾았고, 이 중 9세 이하 어린이가 8,482명(31.5%)으로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은 “명절에 음식을 한꺼번에 만들어 두고 보관이 불량한 상태에서 재가열하여 먹는 경우 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음식이 상하지 않도록 조리와 보관에 신경을 쓰고 손씻기 등 개인위생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역시 익숙하지 않은 명절 음식 때문에 알레르기가 발생하여 내원하는 어린이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드러기’는 연휴기간 총 1만6,798명이 병원을 찾았으며, 그 중 9세 이하 어린이가 4,560명(27.1%)로 두드러기 환자 4명 중 1.1명이 소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도의 이물’은 자칫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같은 기간 ‘기도의 이물’로 연휴에 병원을 찾은 환자수는 1,174명으로, 9세 이하 어린이가 316명(26.9%)으로 가장 많고 환자 4명 중 1.1명이 소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떡이나 고기 등 음식을 먹다가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 걸리는 사고로, 이물의 크기에 따라 심한 경우 기도가 폐쇄되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심평원은 기도폐쇄가 발생하여 얼굴이 창백해지거나 의식을 잃는 경우 바로 119에 신고하고 동시에 하임리히법을 시행하여 사고 발생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임리히법이란 기도에 음식물 등이 걸렸을 때 실시하는 응급조치로, ▲환자의 뒤에서 양팔로 감싸듯 안고, 한손은 주먹을 쥐고 다른 한손은 주먹 쥔 손을 감싼다. ▲주먹을 환자 명치와 배꼽 중간지점에 대고 뒤쪽 위로 밀쳐 올린다. ▲음식물이 나오거나 환자가 의식을 잃게 될 때까지 반복한다. 단 환자가 임산부 이거나 비만일 경우에는 가슴밀기 또는 흉부압박을 실시한다.

1세 이하의 영아에 실시하는 기도폐쇄 응급처치는 ▲허벅지 위에 머리가 가슴보다 아래를 향하도록 엎드려 놓고 손바닥 밑부분으로 아기 등의 중앙부를 세게 두드린다. ▲다시 아기를 뒤집어서 머리를 가슴보다 낮게 한 후 가슴 양쪽 젖꼭지 중앙 부위에서 약간 아래를 두 손가락으로 4cm 정도의 깊이로 강하고 빠르게 가슴 압박을 한다. ▲음식물이 나오거나 환자가 의식을 잃게 될 때까지 반복한다.

한편 추석 연휴기간 갑작스런 사고나 질병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휴일에 문을 여는 병원을 확인해 두면 응급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응급의료포털(www.e-gen.or.kr) 또는 응급의료정보제공 애플리케이션에서 휴일에 문을 여는 병원 정보를,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 등에서 병원의 주소, 전화번호, 진료분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하임리히법 설명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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