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폴 매카트니 36년 만에 빌보드 정상

입력
2018.09.18 13:35
수정
2018.09.18 19:00
21면
2015년 내한공연 당시 /사진=현대카드
2015년 내한공연 당시 /사진=현대카드

팝의 전설로 통하는 비틀스 전 멤버이자 올해 76세인 폴 매카트니가 다시 인기 정상에 섰다. 16일(현지시간) 빌보드는 매카트니의 새 앨범 ‘이집트 스테이션’이 래퍼 에미넴을 꺾고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1982년 ‘터그 오브 워’로 같은 빌보드 메인 차트 1위에 오른 지 36년 만이다.

매카트니는 56년 전 스무 살 나이에 동료들과 함께 비틀스를 결성해 음악계에 데뷔했다. 이후 밴드와 솔로활동을 계속하면서 음반 판매량이 이미 10억장을 넘었는데, 이번 성공으로 소폭이나마 음반 판매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다만 역대 빌보드 정상에 오른 ‘최고령’ 뮤지션 기록을 바꾸지는 못했다. 2011년 미국의 재즈 가수 토니 베넷이 ‘듀엣II’로 당시 85세(현재 92세)로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5년 만에 발매된 이 앨범에는 ‘컴 온 투 미’, ‘아이 돈 노’ 등 16개 곡이 수록됐다. 발매 직후부터 클래식한 비틀스 스타일에 젊은 감성의 ‘록’을 담았다는 호평을 받으며 2주 동안 15만3,000장이 팔렸다. 앨범 판매에 콘서트 티켓이나 상품을 연계시킨 마케팅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매카트니는 음반 판매 이외에도 젊은 시절과 거의 동일한 강도로 활동하고 있다. 76세 고령에도 세계 순회공연을 멈추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2015년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처음으로 내한공연을 펼쳤는데 전 좌석이 1분 만에 매진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과감한 실험과 변형도 서슴지 않는다. 방한 당시 매카트니는 한국 특유의 콘서트 문화 ‘떼창’에 감동해 공연 역사상 처음으로 ‘헤이 주드‘를 피아노가 아닌, 베이스로 연주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앙코르곡까지 3시간을 쉬지 않고 노래해 당시 공연장을 찾은 한국 팬들 사이에서는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

한편, 매카트니는 ‘이집트 스테이션’에 수록된 신곡 일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내용을 넣었다. ‘그렇게 경고했는데도 선장은 말을 듣지 않네’, ‘가장 시끄럽게 소리치는 사람이 제일 똑똑한 것은 아냐’라는 가사가 담긴 노래 ‘그렇게 경고했건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막무가내 행보를 풍자했다는 것이다. 매카트니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하지만 그런 사람은 많다. 트럼프가 유일한 사람은 아니다”라고 밝혀 이 곡이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됐다는 걸 인정했다.

전근휘 인턴기자ㆍ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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