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이전의 자유 찾은 반달곰 KM53

입력
2018.08.27 17:53
수정
2018.08.27 18:4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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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수도산 세 차례

안전 위해 ‘체포’ 반복

올무 제거, 주민 교육 후

결국 수도산으로 보내줘

27일 경북 김천 증산면 수도산 해발 800m 지점에서 방사되기 직전 반달가슴곰 KM53의 모습. 환경부 제공
27일 경북 김천 증산면 수도산 해발 800m 지점에서 방사되기 직전 반달가슴곰 KM53의 모습. 환경부 제공

27일 오전 11시 경북 김천 증산면 수도산 해발 800m 지점.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동장 속 반달가슴곰 KM53이 모습을 드러냈다. 문이 열리자 KM53은 잠시 뒤를 돌아본 뒤 쏜살같이 숲 속으로 뛰어갔다. 문광선 종복원기술원 남부복원센터장은 “KM53이 방사된 이후 능선을 넘나들며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 게 포착되고 있다”며 “KM53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때까지 집중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5일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왼쪽 앞다리 복합골절 수술을 받았던 반달가슴곰 KM53이 4개월간의 치료를 마친 후 수도산에 방사됐다.

2015년 1월에 태어난 KM53은 그해 가을 지리산국립공원에 방사됐지만 지난해 6월 90㎞나 떨어진 수도산에서 발견됐다. 곰과 주민의 안전을 위해 포획해 지리산에서 다시 방사했으나, 또다시 수도산에서 발견돼 ‘콜럼버스 곰’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지난 5월에는 세 번째로 지리산을 떠나 수도산으로 향하던 중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왼쪽 앞다리 복합골절 수술을 받고 회복에 전념해 왔다.

27일 오전 경북 김천 증산면 수도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Km53이 쏜살같이 숲속으로 뛰어가고 있다. 환경부 제공
27일 오전 경북 김천 증산면 수도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Km53이 쏜살같이 숲속으로 뛰어가고 있다. 환경부 제공

수술 후 야생성을 잃을 경우 다시 방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KM53은 양호한 예후를 보였고, 보행과 나무타기 등의 운동성 평가를 비롯, 방사선과 혈액검사 등에서도 건강이 회복된 것으로 평가됐다. 사람에 회피반응을 보이는 등 야생성도 유지하고 있었다. 환경부는 KM53의 야생성이 사라지기 전 가급적 빠른 시기에 방사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수렴해 방사를 결정했다. 그사이 수도산에는 올무 제거와 주민 교육 등을 통해 곰과 주민의 안전을 확보했다.

변상윤 환경부 생물다양성과 사무관은 “KM53이 지난해부터 수차례 수도산으로 이동한데다 참나무 등 반달가슴곰의 서식에 적합한 식생이 갖추어져 있어 방사에 적합한 장소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고은경기자 scoo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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