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김병준 첫 만남서 '노무현 대연정' 화두 올려

입력
2018.07.20 15:57
수정
2018.07.20 20:4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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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국회 여야 협치” 다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을 예방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을 예방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자유한국당의 운명을 떠안게 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상견례를 가졌다. 두 사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야당에 제안한 대연정(大聯政)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하반기 국회 협치를 다짐했다.

김 위원장이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던 만큼 노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이 화두로 올랐다. 운을 뗀 쪽은 추 대표였다. 추 대표는 20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찾은 김 위원장에게 “노무현 정부 당시 사실 국회와 청와대가 많은 대립과 갈등이 있었다”면서 “노 대통령께서 하다못해 대연정이라도 해보자, 이렇게 마음을 열고 제안한 배경을 잘 아실 것이다”고 화제를 꺼냈다.

이제는 입장이 바뀌어 당시 대연정을 거부했던 자유한국당(한나라당 후신)의 수장이 된 김 위원장은 “제가 (참여)정부에서 일할 때도 실제로 여야 갈등이라든가 이런 문제로 인해 중요한 사항들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해서 (추 대표가) 말씀하신 것처럼 대연정이라는 큰 카드 꺼냈다가 많은 분들이 반발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당시) 야당이 (대연정을) 반대하는 바람에 무산된 것을 저도 아픈 기억을 안고 있다. 그냥 알고 있는 게 아니라 아프게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 예방 후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대연정과 관련해 “제 입장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며 “여야가 협력해서 국가가 풀어야 할 문제를 적극적으로 푸는 입장이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5년 7월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야당인 한나라당의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대연정을 정치권에 제안했다. 한나라당이 현행 소선거구제에서 중⋅대선거구제로 개선하는 일에 동의해준다면, 총리 지명권과 내각 구성원을 야당에 넘기겠다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선거법 하나를 개정하기 위해 대통령의 권력까지 내놓겠다는 것은 실로 무책임하고 헌법파괴적인 생각”이라며 거절해 무산됐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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