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금리인상 달갑잖아” 독립기관 연준에 노골적 불만

입력
2018.07.2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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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8일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던 중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귀엣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8일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던 중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귀엣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미국 경제 회복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금리가) 올라갈 때마다 그들(연준)은 또다시 올리려고 한다”며 “나로서는 정말이지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최선이라고 여기는 것을 하도록 내버려두고 있다”면서도 “우리(정부)가 하는 일을 방해하는 이러한 모든 일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유럽은 돈을 쉽게 만들어 통화 가치가 내려가고, 중국 통화는 바위처럼 떨어지고 있다”며 “우리 통화가치만 올라가고 있어 불리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달러화 가치가 올라가면 미국 수출품 가격이 비싸지는 등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연준 금리 인상에 대해 “시기가 좋지 않다”는 우려도 밝혔다. 그는 “유럽중앙은행이나 일본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해서도 “매우 좋은 사람을 연준에 배치했다”면서도 “그렇다고 그에게 동의할 필요는 없고 동의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법적 독립성이 보장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노골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리처드 피셔 전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트럼프의 발언은 도가 지나쳤다”며 “미국 경제의 특징 중 하나는 연준이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며 어떤 대통령도 연준의 업무를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내 발언은 민간인으로서 했을 법한 얘기”라며 “누군가 ‘대통령으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얘기’라고 할 수 있지만 내 관점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등의 영향으로 이날 뉴욕 증시는 3대 지수인 다우지수(-0.5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0.40%), 나스닥지수(-0.37%)가 모두 하락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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