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사회참여, 1명당 최대 연 3만유로 경제효과”

입력
2018.07.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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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바넨플뤼겔 獨 여가부 국장 

 “상담ㆍ교육 등 봉사활동 노인들 

 양로원 가는 시기 2년가량 늦추고 

 지역사회 전체 안정에도 기여” 

지난달 13일 독일 베를린의 피닉스 다세대주택(MGH)에서 빌프리드 리츠레덴씨가 한 난민 청소년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MGH에서는 지역 사회 노인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상담 및 교육, 문화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13일 독일 베를린의 피닉스 다세대주택(MGH)에서 빌프리드 리츠레덴씨가 한 난민 청소년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MGH에서는 지역 사회 노인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상담 및 교육, 문화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노인들의 사회 참여는 단순히 분노를 줄이는 정서적 안정 효과만 가져오진 않는다. 이들이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도움을 주는 동안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줄어들면서 노인을 돌보는 데 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사회적 효과는 물론 경제적 값어치도 상당하다는 얘기다.

지난달 14일 독일 베를린에서 만난 독일 가족ㆍ노인ㆍ여성ㆍ청소년부(여가부)의 마티아스 폰 슈바넨플뤼겔 노인복지국장은 독일의 다세대주택(MGH)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노인들이 MGH에서 다른 이들을 상담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본인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신체ㆍ정신적 건강을 얻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되면 양로원에 가는 시기가 최대 2년가량 늦춰지게 되고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한 명당 연 2만~3만유로(약 2,600만~3,900만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노인들로부터 상담을 받거나 교육을 받는 난민 등 청소년들도 학교를 그만두는 비율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인의 사회 활동이 자신은 물론 지역사회 전체의 안정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역 사회 주민센터 개념인 다세대주택(MGH)은 2006년 독일 연방정부가 세대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 ‘모두가 한 지붕 아래’라는 주제로 고안한 프로그램이다. 음악 연습실, 강당, 컴퓨터실 등 다양한 이벤트가 가능한 열린 공간을 두고 문화 및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프로젝트 첫해 50개를 시작으로 현재 독일 전역에 540여개를 두고 있다. 중앙 정부에서 하나의 MGH에 매년 3만유로를, 지방 정부에서 1만유로를 지원해 설립ㆍ유지된다. 각 MGH가 운영하는 프로그램 1만여 개 중 60% 이상이 다양한 연령대가 만나는 프로그램으로 세대 통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하루 평균 이용자가 주택당 114명에 이를 정도로 주민들의 참여가 활발하며 독일의 다른 세대 통합 프로젝트보다 50%가량 세대 간 소통 효과가 뛰어나다는 분석이다.

슈바넨플뤼겔 국장은 “MGH는 세대 통합이란 목표 아래 주택마다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한다”라며 “성인들의 문맹률을 낮추거나 아동도서관을 짓는 등 지역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열면 지방정부에서 동참해 도와주는 형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노년 세대의 지식을 활용해 우리 사회의 자원으로 이용하는 것이 하나의 목표”라며 “노년층의 지식을 전수하면 젊은층도 새로운 눈을 갖게 되고 노인들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베를린(독일)=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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