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사건 죄송.. 세종도서 선정 개선안 찾는 중”

입력
2018.07.18 16:28
수정
2018.07.18 19: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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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신임 출판진흥원장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김수영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신임 원장이 앞으로 포부에 대해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김수영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신임 원장이 앞으로 포부에 대해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출판계간 가교를 놓을 수 있는, 사실상의 초대 원장이라는 심정으로 일하겠습니다.”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연 김수영(5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의 일성이다.

진흥원은 출판계의 오랜 염원을 담아 2012년 출범했다. 하지만 1ㆍ2대 원장이 낙하산 논란에 휩싸이면서 출판계와 원활한 협업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독일에서 플라톤을 주제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김 원장은 문학과지성사에 10년간 몸 담으면서 대표를 지낸 뒤 로도스출판사를 운영했고 한양여대에서 철학과 출판에 대해 강의한 출판인이다. 김 원장은 “낙하산 논란 없이 임원추천위원회 절차에 따라 선임된 만큼 그간 겉돌았던 진흥원과 출판계 관계를 밀착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일단 지난 정권 출판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출판은 다른 어떤 영역보다 개인과 사상의 자유를 철저히 보호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면서 “출판 정신과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흥원 차원의 자체적인 추가 조사에 대해서는 “필요성이 있는지 검토해보겠다는 원론적 말씀만 드린다”고 답했다.

출판계 블랙리스트 때문에 불거진 세종도서 선정 등 각종 지원 사업 개혁 방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는 만큼 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 구체적 개선방안을 찾아보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원 방향은 “문학은 다른 여러 지원 채널이 있는 만큼 비문학 쪽을 배려하고, 책을 ‘소비’하는 독자가 아니라 책을 ‘생산’하는 독자를 지원하고, 교수ㆍ작가 같은 전문 필자 외 비전문적 일반인을 더 돕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인해 출판이 위기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디지털 기기가 광범위하게 보급되면서 오히려 더 많은 텍스트와 스토리를 소비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면서 “문제는 이 소비가 책이라는 형식과 만나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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