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성애 도마 오른 ‘레옹’ 재개봉 무산

입력
2018.07.1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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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국내에 개봉한 영화 ‘레옹’ 한 장면.
1995년 국내에 개봉한 영화 ‘레옹’ 한 장면.

뤼크 베송 감독 성추행 의혹 등 논란이 끊이지 않은 영화 ‘레옹’의 국내 재개봉이 무산됐다.

영화 수입사 조이앤시네마는 “최근 뤼크 베송 감독의 성추행 의혹과 더불어 많은 논란이 인 뒤 극장 개봉이 어려워졌다”면서 “개봉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고 18일 알렸다. 수입사는 애초 ‘레옹’을 감독판으로 오는 19일부터 상영할 계획이었다.

지난달 ‘레옹’의 국내 재개봉 추진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에는 이를 비판하는 여론이 끊이지 않았다. 감독에 대한 성추행 폭로가 잇따른 데다 영화가 소아성애적 내용을 담고 있어 지금 다시 극장에서 상영하는 건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직폭력배에게 부모를 잃은 마틸다(나탈리 포트먼)와 살인청부업자 레옹(장 르노)의 우정이 1995년 개봉 당시엔 관객들에 큰 거부감 없이 비쳤으나, 여성 인권에 대해 눈을 떠가는 요즘엔 부적절한 작품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실제로 포트먼은 영화 출연 후 자신을 향한 세상의 성폭력적 시선으로 고통 받은 일을 털어놔 ‘레옹’에 대한 평가는 이전과 달라지기 시작했다.

포트만은 지난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여성 권익 증진을 위한 ‘여성의 행진’ 행사에서 “(‘레옹’ 출연 후)처음으로 받은 팬레터에는 날 향한 남성의 강간 판타지가 쓰여져 있었다”면서 “13세에 성적으로 날 표현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고, 남성들은 내 몸을 대상화해 지적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것마냥 생각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해 파장을 낳았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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