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한미FTAㆍ철강관세 협상, 원칙적 타결”

입력
2018.03.25 21:58
1면
구독

김 통상교섭본부장, 미국서 귀국

오늘 국무회의 참석… 협상 결과 보고

므누신은 “한국 철강 수출물량 일부 축소할 것”

미국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철강 관세 면제를 연계한 마라톤 협상을 벌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철강 관세 면제를 연계한 마라톤 협상을 벌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관세 협상이 원칙적으로 타결됐다”고 밝혔다. 지난 한달 간 미국 현지에서 미 당국과 마라톤 협상을 벌였던 김 본부장은 이날 귀국하며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아직 실무 차원에서 몇 가지 기술적인 이슈가 남아있는데 곧 해결될 걸로 믿는다”며 “(이번 협상을 통해) 불확실성을 조기에 제거해 우리 업계가 안정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의 이런 발언은 그간 우려를 높였던 한미 FTA 개정협상으로 인한 관세 인상과 철강관세 부과 위험이 이번 협상 타결로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또 FTA 내 농업 분야와 관련해 “우리가 설정한 ‘레드라인(금지선)’을 지켰다”며 농업 분야의 추가 개방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부품의 의무사용과 원산지 관련 미국의 요구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서 자동차의 역내 부가가치 기준 상향(기존 62.5%에서 85%로)과 미국산 부품 50% 의무사용을 요구했으며, 한미 FTA 개정협상에서도 비슷한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기존 양허 후퇴도 없었다. 지금까지 FTA에서 관세를 철폐한 것에 대해서는 후퇴가 없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김 본부장은 이번 협상 타결을 위해 우리 정부가 양보한 안에 대해선 이날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그는 한미 FTA 개정협상에서 우리 정부가 요구한 내용이 반영됐는지에 대해서는 “지금 부분적으로 말하면 오해의 여지가 있고 왜곡될 수 있으니 26일 국무회의 보고 이후 자세히 말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26일 국무회의에 참석해 철강관세 협상과 한미 FTA 개정협상 결과 등을 보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무회의 이후 미국과 시기를 조율, 이번 주 안에 협상 타결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25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에 출연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국과 협상에서 생산적인 상호 이해를 이뤘다”면서 “조만간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 협상을 통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 물량을 일부 축소할 것”이라며 합의 결과는 “완전한 윈-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23일 백악관에서 열린 2018회계연도 지출예산 서명식에서 “우리는 한국 정부와 꽤 포괄적인 해결에 비교적 근접했다고 믿는다”며 “다음 주에 실제 발표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우리는 그것(한미 FTA 개정협상 종료)에 매우 근접해가고 있다”며 “우리는 훌륭한 동맹과 훌륭한 합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