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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에 이어 성폭행 폭로까지 터진 이윤택 연출. 그는 19일 공개사과 할 예정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연출가 이윤택 이후 연극계 ‘미투(me tooㆍ나도 당했다)’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여배우 P씨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또 다른 거물 연출가 A씨의 성추행을 폭로했다.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에게 건네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공연 뒤 대학로 갈비집에서 자신의 허벅지와 사타구니를 쓰다듬었던 성추행 사실을 구체적으로 적었다. 공연에 관계한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있었던 자리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자신이 모두에게 투명인간이었다고 했다.

P씨는 나중에 자신의 허벅지를 쓰다듬는 A씨에게 “전 선생님 딸 친구에요!”라고 외쳤지만, 그 어느 누구도 ‘그만 하시죠’라고 말 한마디 거드는 사람이 없었다고도 했다. 이어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새 글에서는 “이윤택으로 인해 대책회의에 분주한 당신들, 이름이 호명되지 않는다 하여 수십 년 동안 촘촘히 집요하게 그것도 철저히 약자만을 골라 저지른 당신의 죄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 폭로로 연극계에서는 높은 지명도를 가진 대표 연출가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P씨는 끝내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P씨는 그 이유로 “예술가로서, 어른으로 남아 있을 일말의 양심에 직접 묻고 책임 있는 행동으로 답해달라”는 점을 들었다.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는 얘기다. 이어 “나를 향한 그 어떤 회유와 조정, 갈무리, 일체의 시도를 하지 말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지난 14일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의 폭로로 알려지게 된 이윤택 연출의 성추행 역시 연희단거리패 옛 단원들의 폭로로 새로운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는 성폭행 주장도 있다. 공연커뮤니티인 디씨인사이드 연극ㆍ뮤지컬 갤러리에 B씨는 성추행을 넘어 성폭행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윤택한 패거리를 회상하며’라는 제목으로 올렸다. 2001년, 2002년 밀양과 부산에서 두 차례 성폭행당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기록한 뒤 “직접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며 자신이 가졌던 그 생각과 내뱉은 말을 철회하길 기다리고 있다”고 글을 맺었다.

연극계는 뒤숭숭하다. 한국극작가협회는 이윤택을 회원에서 제명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진상규명과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극단을 통해 사과하고 모든 활동을 중단했던 이윤택도 19일 서울 창경궁로 30스튜디오에서 공개 사과할 예정이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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