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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서 ‘로힝야’ 사용했으면 대화 불가능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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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일각의 비판에 반박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얀마 순방 중 공식적으로 ‘로힝야’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일각의 비판에 대해, 만약 로힝야라는 용어를 직접 사용했다면 오히려 반발을 불러 자신의 메시지가 잘 전달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일(현지시간)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순방 후 로마로 돌아오는 귀국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로힝야’를 언급했다면) 그들 면전에서 문을 쾅 닫는 일이 돼 메시지에 아예 귀가 기울여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메시지가 전달되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교황은 미얀마 방문 기간 중 “미얀마를 고향으로 여기는 모든 이들이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미얀마의 미래는 각 소수민족의 권리를 얼마나 존중하는지에 달려있다”며 로힝야 난민 문제를 우회적으로 제기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로힝야’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불교국가인 미얀마가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을 자신들의 소수민족으로 인정하지 않고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민자란 뜻을 담아 ‘벵갈리’라고 부르는 것을 의식, 정치적인 논란을 피하고 미얀마 내 가톨릭 신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교황은 한편 방글라데시에서 로힝야 난민들을 만난 소감에 대해 “행사를 조직한 사람들이 로힝야족과 인사를 나눈 후 그들을 쫓아내려는 듯 보여 어느 순간 화가 났다”며 그들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이크를 요청해 진심을 담은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그 순간 나는 울었다. 하지만 이를 나타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그들 역시 울었다”고 밝혔다. 교황은 또 로힝야족을 겨냥한 미얀마 군부의 인종청소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수치 자문역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난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수십 년간의 군부 독재를 끝내고 정치적 과도기에 있는 나라에서 무엇이 가능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 이런 나라에서는 ‘2보 전진 후 1보 후퇴’가 일반적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관점에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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