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돌풍 안희정, 온라인서도 세 확장 가속

입력
2017.02.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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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신청 일주일 새 1000여명 늘어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노무현

文ㆍ安을 한울타리 속 형제로 봐

비난ㆍ비판 등 공격 성향 없는 편

안희정 충남지사가 17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사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지지자들의 손편지를 받고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안희정 충남지사가 17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사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지지자들의 손편지를 받고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는 온라인에서도 빠르게 세를 확장하고 있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기 전까지 불과 3,000명 선이던 안 지사의 팬카페 회원수는 두 달 간 무서운 속도로 증가해 현재 6,150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지지율 20%를 돌파한 최근 일주일 사이 회원 신청이 1,000명 넘게 불어나 가속도마저 붙은 모양새다.

안 지사의 대표적 팬카페 ‘안희정아나요’의 운영자 이수용(45)씨는 17일 “최근 카페 가입 신청이 하루 평균 100건, 많을 때는 300건 이상 들어오고 있다”며 “운영자들이 2, 3일 주기로 회원 승인 절차를 진행하는데 신청이 너무 많이 밀려 일 처리가 제대로 안 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이재명 성남시장과 비교해 작은 규모인 게 사실이지만 매서운 속도로 추격 중이다.

안 지사의 팬카페는 2007년 지지자 50명이 모이며 시작됐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회원수 1,000명을 넘긴 후 두 번째 도지사 선거를 치른 2014년까지 3,000명으로 늘어난 게 전부였다. 운영자 이씨는 “팬들도 안희정이라는 브랜드가 품질이 좋기 때문에 지지율은 분명히 오를 것이라 믿으면서도 너무 오르지 않을 때는 조마조마했다”며 “언론에 노출되는 횟수가 늘면서 안희정의 진정성이 대중들에게 스며든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팬카페의 지지자들은 “그 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던 안희정의 상품 가치가 인정 받기 시작한 것”이라며 한껏 고무돼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팬카페 의미망. ‘노무현’과 ‘시대교체’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팬카페 의미망. ‘노무현’과 ‘시대교체’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데이터기반 전략컨설팅업체 아르스프락시아가 안 지사 팬카페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 문 전 대표와 이 시장 팬 클럽 카페의 경우 비판, 비난 등의 단어들이 자주 등장하며 공격 성향을 드러낸 반면, 안 지사 팬들의 글에서는 그런 단어들이 눈에 띄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팬들이 안 지사를 지지하는 밑바탕에는 오히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안 지사의 관계가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안희정’과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가 ‘노무현’이었다. 김학준 여론분석팀장은 “한 때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노무현 정신 계승자’라는 이미지를 안 지사가 함께 나눠 갖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이 생전 강조했던 ‘통합’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안 지사가 한 인터뷰에서 꺼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던 ‘대연정’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야권 내부에서는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도리어 안 지사가 보수 진영의 지지를 얻는 데 큰 힘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50대 기수로 안 지사가 강조하고 있는 ‘시대교체’도 팬들에게 중요한 키워드임을 알 수 있다. 이씨는 “물론 적폐청산이 중요하지만 국민들은 청산 이후에 무엇이 있는가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며 “새로운 리더십을 강조하는 안희정은 국민들의 ‘그 다음’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관계에 대한 팬들의 생각이다. 이들은 안희정과 문재인을 한 울타리 안의 형과 아우로 보고 있다. 문 전 대표가 괜찮은 형이지만 아우인 안희정이 장점이 많기 때문에 지지한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형, 아우라는 생각은 문 전 대표 팬들도 비슷했다. 김학준 팀장은 “문 전 대표 팬클럽 카페 글을 분석해 보면, 보수 진영 후보나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분위기가 강한 반면 안 지사에 대해서는 같은 편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며 “안 지사가 괜찮은 동생이지만 이번엔 형이 정권 교체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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