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됐다가 투표로 잔류하게 된 美 도서관 고양이

입력
2016.07.12 16:49
미 공공도서관의 쥐잡이 고양이인 ‘브라우저’는 이달 초 재투표를 거쳐 계속 도서관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Browser DeCat 페이스북
미 공공도서관의 쥐잡이 고양이인 ‘브라우저’는 이달 초 재투표를 거쳐 계속 도서관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Browser DeCat 페이스북

미 텍사스 주의 도서관에 사는 명물 고양이가 퇴출투표로 쫓겨날 위기에 놓였다가 재투표로 해당 결정이 철회됐다고 미국 abc 뉴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화이트 세틀먼트 시의회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공공 도서관에서 일하는 고양이 ‘브라우저’를 투표결과에 따라 해고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브라우저는 도서관에 들끓는 쥐를 잡기 위해 지난 2010년 한 동물보호소에서 입양됐다. 이후 본분을 충실히 해낼 뿐만 아니라 도서관을 누비는 모습이 귀여워 이용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도서관은 브라우저 사진으로 채워진 달력을 판매해 브라우저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도서관의 마스코트가 된 브라우저는 어린이들이 책과 친해지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 Browser DeCat 페이스북
도서관의 마스코트가 된 브라우저는 어린이들이 책과 친해지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 Browser DeCat 페이스북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브라우저를 반긴 것은 아니었다. 갑자기 나타나는 브라우저의 행동에 놀라거나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의 민원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 공무원은 최근 자신의 반려견을 청사에 들여오다 제지 받자 왜 고양이는 시 도서관에 사는데 개는 시청 출입이 불가한 지 이의를 제기해 논란이 가중됐다.

이를 받아들인 시 의회는 시에서 만든 시설의 동물 출입 여부를 놓고 투표를 부쳤는데 결과가 동물 출입을 허용하지 않기로 나온 것. 브라우저도 30일 내에 도서관을 떠나야 할 처지가 됐던 것이다.

그런데 이 사실이 알려지자 세계 각국에서 엄청난 항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화이트 세틀먼트 시의 시장 론 화이트는 “미 50개 주는 물론 호주, 캐나다, 아이슬란드, 프랑스, 독일, 영국 등 많은 나라에서 1,500여 건이 넘는 항의 메일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백기를 든 시의회는 결국 재투표를 통해 브라우저 해고를 철회했고, 브라우저는 도서관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게 됐다.

안유경 인턴기자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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