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아시아계 캐릭터 인형 ‘연아’ 돌풍

입력
2015.12.1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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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yuna)’는 우주와 로켓, 그림과 일본 아키하바라의 디지털 카메라에 빠져있는 10대 소녀다. 케이팝 음악을 즐겨 듣고, 언젠가 로켓 회사를 설립해 로켓을 타고 화성을 탐사하고 싶어한다. 호기심 가득한 두뇌와 25㎝ 크기의 플라스틱 몸을 가진 연아는 미국 인형 회사 ‘어글리돌스’와 ‘빅샷토이웍스’가 새롭게 선보인 인형이다.

미국 NBC 뉴스는 19일 “인형 업계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주인공으로 한 제품 라인이 출시된 건 연아가 처음일 것”이라고 전했다. 연아는 어글리돌스의 부부 디자이너 데이비즈 호바스와 김선민씨가 만들었다. 빅샷토이웍스의 디자이너 클림 코지네비치도 동참했다.

수천 개 장난감과 유아용 도서와 캐릭터를 창조한 데이비즈 부부의 제품은 미국의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도 찾아볼 수 있고, 클림도 20년 이상의 캐릭터 디자인 경력을 가진 베테랑 디자이너다. 디자이너인 데이비드와 선민은 자신의 자녀를 위해 연아를 디자인했다. 그들의 딸은 인형과 노는 것을 좋아했지만, 정작 딸의 관심과 꿈을 대변할 수 있는 장난감은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이 문제를 고민한 데이비드 부부와 클림은 패션보다 활동에 관심이 많고 똑똑하며 호기심 많은 성격을 가진 캐릭터를 만들기로 했다.

10대 소녀 연아는 우주와 로켓, 미술을 좋아하며 일본 신주쿠역 인근 야키토리 거리의 음식을 즐겨 먹는다. 제니카와 페퍼 트레이시 등 다양한 성격을 가진 친구들이 있고, ‘카마타’라는 이름의 고양이와 늘 함께한다. 데이비드와 클림은 아시아계 미국인 연아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종, 배경을 가진 친구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이들은 연아와 연아의 친구들이 ‘패션 인형’으로 가득한 인형 업계에 새로운 활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아이들이 다양한 성격을 가진 연아와 연아의 친구들을 통해 영감을 얻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길 바란다는 것이다.

클림은 NBC와 인터뷰에서 “연아는 과학과 케이팝 음악,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10대 소녀”라며 “연아와 그의 친구들은 아이들에게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클림은 “새로운 캐릭터와 남자 친구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반응은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많은 아시아계 미국인 부모로부터 그들의 자녀와 닮은 인형을 만들어 줘 고맙다는 편지를 받고 있다”며 “전 세계 인형 회사들로부터도 연아를 수입하고 싶다는 문의도 빗발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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