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JTBC 광고판매가 지상파와 어깨 나란히

입력
2015.07.0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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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기 프로와 묶음 판매 가격 '삼시세끼-정선편2' 3억으로 1위

광고업계 "이미 5대 방송 시대"… 실험적 프로그램·공격적인 투자

시청률·광고매출 두마리 토끼 잡아

바야흐로 ‘방송 5사’ 시대다. KBS MBC SBS 지상파 방송 3사 시대가 가고 tvN과 JTBC가 합류했다. 독자적 콘텐츠로 무장한 신흥 방송 강자들은 이미 광고 단가가 지상파를 앞질렀다.

tvN과 JTBC를 지상파 방송과 나란히 놓고 광고예산을 편성하는 광고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5대 방송”이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쓰고 있다. 지상파는 평일 저녁 미니시리즈 시청률이 10%를 넘기지 못하고, 예능 프로그램도 주말을 제외하면 5%를 넘지 못한다. 반면 tvN과 JTBC가 당당히 시청률을 경쟁하며 광고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광고 판매가격에 이런 현실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방송사들은 통상 시청률이 높은 인기 프로그램과 새벽·오전 시간대 비인기 프로그램의 광고를 묶어서 패키지로 판매하는데, 6월 패키지 가격이 tvN ‘삼시세끼-정선편2’가 가장 높았다. 월 3억원으로 광고 한 개 단가로 치면 1,200만원이 넘는 것이다. 시청률 10%를 넘기며 연일 화제의 중심이 되었으니 당연한 결과다. 김수현 등이 출연해 ‘삼시세끼’보다 시청률이 약간 높았던 KBS 드라마 ‘프로듀사’의 패키지 가격(월 3억원)과 같은 수준이다.

지상파 예능 중 가장 비싼 것으로 알려진 MBC ‘무한도전’의 6월 패키지 가격은 2억원으로, 광고 단가(15초 기준)는 약 1,180만원이다. SBS ‘정글의 법칙’도 광고 단가가 약 1,190만원, 패키지 가격은 2억원 선으로 전해졌다. JTBC ‘비정상회담’은 광고 단가가 1,000만원이 넘고 패키지는 6,000만원 선이다.

양윤직 오리콤 IMC미디어본부장은 “예전에는 광고를 책정할 때 채널의 평균 시청률만 기준으로 삼았지만 이젠 타깃층, 온라인 화제성, 모바일 VOD 다시보기 등을 모두 고려해 구매 환경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IPTV(인터넷 방송) 등을 통한 200~300개의 다양한 채널, 하루 평균 3시간이 넘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 온라인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영향력 확대 등에 따라 콘텐츠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된 셈이다. 이를 재빨리 인지한 tvN과 JTBC는 실험적인 프로그램 포맷과 공격적인 투자로 시청자에게 어필했고, 결과적으로 광고매출까지 올리는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전체 방송광고시장에서 종편과 케이블 비중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상파의 광고매출 비중은 2010년 66.3%에서 2014년 57.7%로 떨어진 반면 방송채널사용사업자(케이블·종편 포함)의 광고매출 비중은 2010년 29.5%에서 2014년 37.3%로 상승했다. 조현용 덴츠미디어 국장은 “광고시장에서 tvN과 JTBC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지상파의 시장 장악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잘 만든 프로그램(콘텐츠) 하나가 방송사 전체를 먹여 살리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상파의 한 PD는 “나영석, 신원호, 여운혁, 윤현준 등 능력 있는 PD들이 케이블과 종편으로 이동해 약진을 보인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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