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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계약 문제 해결 후 첫 공식 활동

싱글 발매 앞두고 3개 도시 콘서트

"팬들에게 선물 같은 곡 부르고 싶어"

동방신기 시절 노래 선곡해 눈길

JYJ의 김준수(왼쪽부터), 김재중, 박유천은 가수로 댄서로 때론 만담가로 3시간 동안 5만 관객과 소통했다. 김준수는 “데뷔 후 지난 10년은 후회 없이 행복한 시간들이었다”며 “연예인으로서 성공하는 것만 행복인 것이 아닌 만큼 JYJ의 활동이 이어지지 않아도 세 멤버가 오래도록 건강하게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번 일본 공연 땐 현지의 어느 매체에도 한 줄 기사가 없었는데 엊그제 기자회견엔 많은 일본 기자들이 참석해서 조금 어색하면서도 기쁘더군요. 공연에 못 오는 일본 팬들도 이제 우리 소식을 접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김재중)

남성 3인조 그룹 JYJ(김재중 김준수 박유천)가 일본 내 전속 계약 문제를 해결하고 첫 공식 활동에 나섰다. 그 첫 걸음으로 18, 19일 이틀간 일본 도쿄돔에서 10만 관객과 만났다. 도쿄돔 공연은 2010, 2013년에 이어 세 번째이지만 이번 콘서트는 일본 내 첫 음원 발매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멤버들에게 의미가 깊다. 19일 공연에 앞서 만난 박유천은 “이렇게 긴장한 건 오랜만”이라며 “마이크를 떨어뜨릴까 걱정하며 노래했다”고 말했다.

2005년 동방신기 멤버로 일본 활동을 시작한 JYJ는 현지에서 단 한 장의 음반도 공식 발표하지 않은 상태로 도쿄돔 공연을 세 차례나 한 유일한 가수다. 동방신기를 탈퇴한 뒤 한동안 JYJ의 세 멤버는 전속계약 문제로 일본에서 앨범 발매나 방송 출연 등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었다.

첫 싱글 ‘웨이크 미 투나잇’ 발매를 앞두고 일본에서 처음으로 3개 지역(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돔 공연장 투어를 시작한 JYJ는 도쿄돔 둘째 날 공연에서 각 멤버의 솔로곡을 포함해 20곡이 넘는 노래를 부르며 5만여 팬들을 열광시켰다. 19일 5만여 관객과 함께 도쿄돔을 뜨겁게 달군 JYJ의 세 멤버는 3시간에 이르는 공연의 대미로 ‘웨이크 미 투나잇’을 선택했다.

‘평생에 한 번뿐인 인연이나 기회’를 의미하는 ‘이치고 이치에 인 도쿄’라는 제목의 이번 공연은 JYJ의 첫 앨범이자 영어 앨범인 ‘비기닝’의 ‘엠티’로 시작해 ‘바보 보이’ ‘에이 걸’ 등으로 이어졌다. 일본 팬을 겨냥해 일본어로 부른 곡들도 많았다. 김재중은 조용필의 ‘걷고 싶다’의 일본어 버전인 ‘아루키타이’를 열창했고 김준수는 일본 가수 아야카의 ‘소라토키미노 아이다니’를 노래했다. 박유천은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사이아이’를 팬들에게 선물했다. 김재중은 “촬영 때문에 제주도에 간 적이 있는데 차를 타며 들었던 ‘걷고 싶다’가 너무 좋아서 찾아보니 일본어 버전도 있어서 조용필 선생님께 연락 드린 후 불렀다”고 말했다.

공연은 그룹으로 부른 뒤 솔로로 번갈아 공연 중간을 채우고 다시 그룹으로 모여 마치는 구성으로 진행됐다. JYJ는 고향에 온 듯 일본 관객과 살갑게 소통했다. 일본어에 능통한 멤버들은 곡 사이사이 관객과 이야기를 나눴고 일본의 인기 그룹 스마프와 비즈, 여성 가수 아이의 노래를 불렀다.

중반부까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로 이어지던 공연은 막바지에 이르러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번 투어에서 처음 공개하는 정규 2집 ‘저스트 어스’의 ‘백시트’ 일본어 버전을 비롯해 ‘더 비기닝’ 앨범의 ‘비 더 원’, ‘저스트 어스’의 ‘밸런타인’ 그리고 ‘웨이크 미 투나잇’으로 본공연을 마쳤다. 앙코르 무대에서 이들은 평소 거의 부르지 않던 동방신기 시절의 곡인 ‘비긴’을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김준수는 “내년 일본 데뷔 10주년을 앞두고 팬들에게 선물 같은 노래를 불러주고 싶었다”며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대변하는 곡인데다 우리의 추억도 담긴 곡이라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류가 급격히 냉각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JYJ가 도쿄돔을 가득 채울 만큼 변함 없는 인기를 누릴 수 있는 건 데뷔 초부터 현지화에 신경 썼기 때문이다. 김재중은 “한류를 타고 일본에 진출한 것이 아니라 철저히 일본 시스템에 맞춰 시작했고 일본어로 앨범을 발표했기 때문에 최근 일본에 진출한 가수들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공연이 끝난 뒤 서울보다 따뜻한 가을 햇살이 비추던 도쿄돔엔 차디찬 겨울 바람이 불어왔다. 공연의 열기에서 아직 빠져 나오지 못한 듯 관객들은 온기를 품은 얼굴로 공연장을 나섰다. JYJ의 도쿄돔 공연을 이틀 연속 관람했다는 다키자와 하루카(38)씨는 “일본 팬에 대한 애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공연이었다”며 “첫 싱글 발매를 계기로 앞으론 자주 일본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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