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등항해사 "조타기 고장 잦았다" 증언

입력
2014.09.04 13:33

"알람 수시로 울리고 전원 껐다켰다 해… 안전점검·교육 허술"

세월호 사고 당시 운항을 지휘한 3등 항해사 박모씨가 지난 4월19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와 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사고 당시 운항을 지휘한 3등 항해사 박모씨가 지난 4월19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와 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조타기가 수시로 이상 신호를 보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세월호 사고 당시 운항을 지휘한 3등 항해사 박모씨는 4일 광주지법 형사 13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청해진해운과 우련통운 등 관계자 11명에 대한 공판에서 "조타기 고장을 알리는 알람이 수시로 울렸다. 평소에도 조타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알람이 울리면 소리를 끄고 조타기 전원을 껐다가 켰다. 타각을 하는 중에도 알람이 울려 전원을 껐다가 켠 적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알람이 고장이 날 때 울리는 것인데 왜 알람이 울렸는지 (고장이 난 것인지는)정확히 모르겠다. 조타기를 직접 잡은 게 아니어서 조타기 이상 여부는 잘 모른다"며 "사고 당시 운항 중에는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알람이 울리면 신보식 선장에게 물었는데 잘 모르는지 확실한 답변이 없었다. 선장이 껐다 켜면 된다고 해서 그대로 했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세월호 출항 전 안전점검 보고서가 허위로 작성됐고 안전교육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보고서 작성과 안전교육은 선장과 1등 항해사의 책임으로 돌렸고 운항관리실은 허위 보고서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타 지휘를 했을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는 "조타수에게 145도 변침 명령을 내리고 배가 좌현으로 심하게 기울어 평소와는 많이 다른 현상이어서 놀랐다. 정신이 없어서 타각이 제대로 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조타 지휘를 맡은 박씨와 실제 조타를 담당한 조타수의 진술이 엇갈려 공방이 이어졌다.

박씨는 145도 변침 지시 이후 기울기 시작했다고 증언했고 조타수 조모씨 변호인은 박씨의 지시로 130도에서 145도까지 변침을 하는 과정에서 기울었다고 반박했다.

박씨는 "지난 2월 수리 이전에는 수시로 힐링펌프 스위치(균형 장치)로 힐링(균형 잡기)을 마쳐야 했다", "예전 승선한 배에 비해 파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선체가 문제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의 선원 15명에 대한 재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새로운 증언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의 선원 15명에 대한 재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새로운 증언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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