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우한 고립’ 자국민 빼내려 전세기 투입

입력
2020.01.27 17:15
수정
2020.01.27 23: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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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은 中 접경지대 폐쇄ㆍ휴교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병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항공편 운항과 열차 운행, 고속도로 통행 등이 금지된 데 이어 일반차량 운행까지 통제된 26일 승용차 한 대가 우한시내의 텅 빈 도로를 달리고 있다. 우한=AF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병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항공편 운항과 열차 운행, 고속도로 통행 등이 금지된 데 이어 일반차량 운행까지 통제된 26일 승용차 한 대가 우한시내의 텅 빈 도로를 달리고 있다. 우한=AFP 연합뉴스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세계 각국이 자국민 보호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확진자가 발생한 미국ㆍ일본ㆍ프랑스 등은 외교적 마찰과 경제적 손실 등을 의식해 지나친 공포감 조성보다는 감염병 예방 수칙 등을 널리 알리는 데 중점을 두면서도 전세기를 동원한 자국민 귀국 조치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6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내 다섯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발생 사실을 알리면서 독감 백신 접종과 손 씻기 등 감염병 예방 수칙을 함께 발표했다. CDC 측은 “미국에서 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추가로 더 나왔지만, 공포감이 지나치게 확산되면서 불필요한 사회적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적극적인 관리모드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정부 차원에선 우한 내 자국민들을 귀국시키기 위한 전세기 마련을 서둘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한 톈허(天下)국제공항이 사실상 폐쇄된 가운데 국무부는 28일 우한발 샌프란시스코행 항공기를 운용키로 했다. 현재 우한에는 1,000여명의 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우한 소재 영사관은 일시 폐쇄된 상태다. 중국 외교부는 “국제 관례와 중국의 방역 규정에 따라 필요한 협조 및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후베이성에 체류 중인 자국민 중 희망자 전원을 귀국시킨다는 방침을 세우고 중국 정부와 협의를 시작했다. 이르면 28일 전일본공수(ANA) 소속 전세기를 보낼 계획이다.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 체류 일본인은 560명 가량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27일 신종 코로나를 법률에 따라 강제입원 등의 조치가 가능한 ‘지정감염증’으로 지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도 우한에서 전세기로 자국민을 대피시키기로 했다. 아녜스 뷔쟁 보건장관은 “(우한에 거주하는) 국민들은 중국 당국과의 합의에 따라 항공편으로 이번 주 중반 본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라며 “이들은 최대 14일로 추정되는 잠복기 동안 격리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래픽=김문중 기자
그래픽=김문중 기자

중국 주변국의 입국 제한 조치도 강화되고 있다.

홍콩은 27일부터 후베이성 주민이나 최근 14일 이내에 이 지역을 방문한 이들의 입국을 금지했고, 싱가포르는 중국을 다녀온 학생이나 의료시설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14일간 의무휴가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몽골은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중국과의 접경지대를 폐쇄했다. 몽골은 우한 내 유학생 31명 전원을 귀국시키면서 전국 모든 학교에도 일주일간의 휴교령을 내렸다. 역시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베트남에선 정부 차원의 조치는 아직 없지만 유명관광지인 다낭의 한 호텔이 중국인 단체관광객 투숙을 거부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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