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블랙홀에… 20대 마지막 정기국회도 전운

입력
2019.09.15 18:35
수정
2019.09.15 23:05
4면
구독

1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로 개막… 여야, 조국 이슈 치열한 공방 예고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있다. 홍인기 기자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있다. 홍인기 기자

17일 닻을 올리는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의 향배가 안개 속이다. ‘식물국회’, ‘동물국회’의 오명에서 벗어날 마지막 기회지만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의 후유증으로 여야 대립과 정쟁의 격전장으로 전락할 상황이다. 야권이 ‘반(反) 조국 연대’를 내걸며 화력을 쏟아 붓고 있는데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사법개혁안, 정치개혁안 처리 관련 셈법까지 뒤엉켜 ‘빈손국회’를 피할 수 있을지 앞길이 험난하다.

이번 정기국회는 17일부터 3일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청취하며 막을 올린다. 23일부터 26일까지는 정치, 외교·통일안보, 경제, 교육·사회·문화 순으로 대정부질문이 진행된다. 30일부터 내달 19일까지는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 이후 22일부터는 사상 최대 규모인 513조원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예산국회가 열리는 등 여야 모두 민생 개선을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할 일정이 이어진다.

상황이 이런데도, 순항을 기대하기엔 ‘조국 정국’의 후폭풍이 여전하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교섭단체 대표연설,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을 ‘포스트 추석’ 주도권 잡기의 전장이자 ‘조국 청문회 2라운드’ 무대로 지목했다. 정기국회 일정을 적극 활용해 조 장관 임명에 대한 비판 여론을 최대한 결집시킨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조 장관이 대정부질문을 통해 국회무대 첫 선을 보인다는 점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5일 “조국 파면 관철 및 헌정 농단 저지를 위한 정기국회를 반드시 만들겠다”며 “국회에서 조국 해임건의안, 국정조사를 관철하겠다”고 예고했다. 청문회 수준의 대정부질문을 통해 조 장관과 정권의 문제점을 더 들춰낸다는 각오다. 한국당은 16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구체적인 원내 전략을 논의한다. 바른미래당 역시 조 장관 임명을 둘러싼 문제점 등을 대정부질문의 주요 의제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민생 국회’를 강조하며 국면전환을 시도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심의 뜻은 ‘조국 블랙홀’을 넘어 민생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소모적 정쟁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즉각 민심을 정반대로 평가하며 반발했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정국 혼란을 야당 탓으로 돌리는 유체 이탈, 뻔뻔함에 기가 찰 노릇”이라고 쏘아 붙였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조국 블랙홀’을 만들어낸 장본인이 누구인지 민심은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며 “정치가 민심을 헤아려야 할 때”라고 여당의 민심 독해법을 정면 비판했다.

내년 4월 총선을 기점으로 임기를 마치는 20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은 현재까지 27.9%다. 역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은 16대 66%, 17대 52%, 18대 45%, 19대 43% 수준이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