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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李 첫 영수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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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영수회담 청구서... 野 "방송 장악 尹 사과, 재발방지 약속도 의제"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영수회담 의제와 관련해 방송 장악과 언론 탄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회담 테이블에 올리겠다고 했다. 영수회담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민주당의 두 번째 사전실무 협의가 이날 오후 예고된 가운데 윤 대통령에게 내미는 회담 청구서의 목록이 갈수록 늘어가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지난 23일 1차 사전 회동 당시 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을 비롯한 각종 민생 대책과 윤 대통령의 국정기조 전환 촉구 및 대국민 사과, 채 상병 특검법 수용, 거부권 남발 자제 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빅딜이냐, 스몰딜이냐"...尹 사과·거부권 자제·회담 정례화까지 몰아붙인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영수회담 관련,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받들기 위한 회담이 돼야 한다"며 "국민은 영수회담을 통해 민생이 회복되고 국정 기조가 바뀌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핵심으로 내건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지급을 골자로 한 긴급 민생회복지원금 관련, "정부·여당에서 저소득층에만 지원해야 한다는 이른바 선별지원은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민생경제는 비상사태이고 전 국민에게 지원금이 지급돼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편 지원을 고수할 뜻을 내비쳤다. 이 같은 언급은 전날 "명칭을 어떻게 하든지, 규모를 어떻게 하든지 협의의 여지가 있다"고 수정 가능성을 내비친 것과는 온도 차가 있다. 진 정책위의장은 "민생회복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시급하다는 점을 계속해서 말씀드리고 있는데 정치적 왜곡 삼가해달라"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부·여당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회복지원을 조속히 수용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방송 장악 언론 탄압 등을 개선하는 문제도 새로운 카드로 내밀었다. 진 정책위의장은 "윤 정권 집권 이후 계속되는 방송 장악 언론 탄압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있어야 한다"며 "이 역시 영수회담 의제로 다뤄져야 할 또 하나의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민주당은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의 해촉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을 담은 방송 3법 추진 등을 거론하며 "정권에 의해 방송이 좌지우지되면 안 된다는 국민의 요구에 대통령이 화답해달라"고 촉구했다.

사전조율부터 난항 영수회담... 이번 주 성사 어려울 듯

"김건희 특검도 영수회담에 올려야"... 野 강경파 주장에 이재명 선택은

#의대 정원 확대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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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개혁특위 개문발차 "미룰 수 없는 과제… 전공의·의협 합류하길"

의료개혁 세부 방안을 협의할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의사단체 몫 두 자리는 결국 채워지지 않았다. 노연홍 특위 위원장(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현재 봉착한 지역 필수의료 위기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전반의 복합적, 구조적 문제가 장기간 해결되지 못하고 축적돼 왔기 때문”이라며 “의료개혁은 이러한 의료체계의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며 시기상으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업”이라고 강조했다. 특위는 민간위원장을 필두로 공급자단체 10개(대한병원협회, 대한중소병원협회, 국립대병원협의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수요자단체 5개(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소비자단체연맹, 한국경영자총협회,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추천한 민간위원 15명과 보건의료, 경제 재정, 법률 분야 민간전문가 5명, 정부 위원으로 6개 부처(기획재정부, 교육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법무부, 금융위원회) 기관장 등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에 줄곧 특위 참여를 제안했으나, 두 단체는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없이 대화하지 않겠다며 거부했다. 노 위원장은 “의료개혁 당사자인 전공의와 의사단체에서 특위 위원으로 조속히 합류해 의료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 나가는 데 함께 머리를 맞대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특위는 의료개혁에 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하면서 의료개혁 로드맵을 마련하고, 자문과 제도 건의, 전문적 검토, 쟁점 공론화 및 갈등 조정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특위 산하에는 개별 안건을 전문적으로 논의할 분야별 전문위원회를 꾸리고, 세부 분야 검토를 위해 국책연구기관과 학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문단도 운영한다. 특위에서 의제가 채택되면 전문위원회로 회부해 자료 수집, 쟁점 검토, 논의 결과에 따른 검토의견서를 작성하고, 전문위원회 검토가 완료된 의제는 다시 특위에서 논의한 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첫 회의에선 의료개혁 추진 배경 및 경과 보고, 의료개혁 방향 및 논의 의제 점검, 특위 구성 및 운영 계획 등을 논의했다. 2차 회의에선 전문위원회 구성 방안과 의료개혁 과제별 실행 계획을 다룰 계획이다. 노 위원장은 “국민 생명과 건강과 밀접한 의료개혁 완수를 위해 의료계를 비롯한 각계의 적극적 참여와 합의 그리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논의 과제와 과정 공개 등 투명성과 전문성, 대표성을 기반으로 실효적인 위원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휴학 강요' 의대생 수사... 의협 회장 "털끝 건드리면 파국"

동맹 휴진·사직 강행 선언… 정부·병원 몰아붙이는 의대 교수들

#하이브 vs 어도어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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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멤버들 정서적 돌봄 지원"...'뉴진스 맘'에 법적대응 칼 뽑은 하이브

하이브가 경영권 탈취 의혹으로 내부 감사를 벌인 그룹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이사를 상대로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 계획을 25일 밝히면서 뉴진스 멤버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뉴진스 멤버들이 민 대표이사를 평소 '엄마'처럼 따랐기 때문이다. 하이브는 이날 "추후 뉴진스 멤버들에 대한 정서적 돌봄과 차질 없는 복귀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멤버들의 법정대리인과 만나 멤버들을 보호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도 전했다. 하이브와 어도어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뉴진스의 추후 행보에 업계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진스는 5월 활동을 앞두고 있다. 27일 신곡 '버블 검'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고 내달 24일에 또 다른 신곡 '하우 스위트'를 낸다. 같은 달 26, 27일 일본 가수들 사이에서도 '꿈의 무대'로 불리는 도쿄돔에서 팬미팅도 연다. 하이브 관계자에 따르면, 25일 오전 기준 뉴진스의 활동 계획 일정 변화는 없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는 "멀티 레이블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팬들, 아티스트, 그리고 구성원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사건이 일단락된 만큼, K팝의 소중한 자산인 아티스트의 심리 치유와 정서적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희진, 오늘(25일) 긴급 기자회견...어떤 입장 밝힐까

"어도어를 빈 껍데기 만들자”에 민희진 “대박”…하이브가 공개한 카톡 대화 보니

#22대 국회 화제의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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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람 "아들한테 '이민 가라' 말할 판... 국가 안 망하게 하는 게 목표"[인터뷰]

4·10 총선에서 개혁신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천하람 당선자의 정치 여정은 평범하지 않다. 대구 출신으로 보수정당 험지인 전남 순천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고, 이후 국민의힘 내에서 친윤석열(친윤)계와 각을 세우다 개혁신당에 합류했다. 개혁신당은 총선에서 국회의원 3명을 배출하는 나름의 성과를 거뒀지만, 거대양당 틈바구니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전망이 엇갈린다. 천 당선자 역할이 막중한 이유다. 천 당선자는 24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나라가 망하지 않게 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밝혔다. 특히 연금개혁 등과 관련해 "아들한테 '이럴 거면 이민 가라'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며 "대한민국 소멸을 막는 과제가 젊은 정치인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이지만 "경제를 아는, 미래를 설계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치인 천하람이 추구하는 핵심 어젠다는 무엇인가. "나라를 망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국가 소멸을 걱정해야 되는 심각한 지점까지 왔다. 2016년생 아들이 과연 대한민국에서 먹고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심각한 걱정을 갖고 있다. 아들이 비수도권에 산다면 더더욱 그 걱정이 가중된다." -'더 내고 더 받는' 연금개혁안에 반대했다. "'나라 한탕 털어먹고 그만하자'는 얘긴가 싶었다. 2016년생의 경우 월급의 35.6%를 연금으로 내야 한다. 건강보험료도 10% 이상 내야 될 거고 소득세도 엄청 내야 할 거다. 저부터 아들한테 '야, 이럴 거면 이민 가라'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완전적립식 '신연금'을 도입하고 구연금과 신연금을 분리하는 근본적인 연금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 정부 견제도 국가 소멸 문제의 연장선상에 있나. "그렇다. 지금 꼭 필요한 개혁을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상한 데서 지지율을 깎아 먹어서 그렇다. 연금, 노동, 교육 개혁 모두 지지율이 받쳐주는 상황에서 지지율이 깎일 용기를 내야 한다. 지금 지지율이 20%대인데 무슨 용기 있는 개혁을 할 수 있겠나." -총선 이후 윤 대통령 행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사과하고 대안을 만든 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담을 추진했어야 한다. 윤 대통령이 앞으로 무얼 양보하든 이 대표의 정치적 승리가 된다.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한 것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멘붕(멘털 붕괴)'에 빠져 전략적 판단이 없다." -지자체의 성인 페스티벌 금지 결정을 비판했다. "흔히 정치권에서 '갈등을 부추기면 안 된다, 갈라치기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무책임하게 국민들 사이에 있는 갈등을 방기하는 거다. 페스티벌 금지는 지자체장들이 과도한 적극 행정을 하는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국정감사 등에서 과도한 공권력 행사를 따져 묻겠다." -'이준석 아바타'라는 평가도 있다. "국민들이 이미 더 잘 알려진 정치인과 연계해 새로운 정치인을 평가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준석 대표도 '박근혜 키즈' '유승민 키즈'였다가 당대표가 되면서 독립된 정치인이 됐다. 억지로 선 긋기를 할 필요도 없고 제가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면 될 일이다." -희망 상임위는. "기획재정위원회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 딱지를 떼고 싶다.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정치인은 괜찮지만, 법조인 티를 못 벗고 정치하는 것은 반대다. 항상 과거를 재단하고 누군가 잘못했다는 얘기만 하게 된다. 저는 양극화, 저성장 고물가 등 거시경제 문제의 대안을 마련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역할을 하고 싶다."

'尹의 남자' 강명구 "108석 준 국민께 희망의 메시지 드려야 할 때"[인터뷰]

[영상 인터뷰]"가수 리아 아닌 정치인 김재원… '후안무치’ 尹정권 심판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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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키워 놨더니 엄마 무시하는 자식들… 외롭고 쓸쓸해요

※해결되지 않는 내면의 고통 때문에 힘겨운 분이라면 누구든 상담을 신청해 보세요. 상담신청서는 한국일보 신청 링크(https://forms.office.com/r/Krc2wt0UH5)에서 작성해 주시면 됩니다. 또 기사 하단의 QR코드로도 접속이 가능합니다. 선정되신 분의 상담 내용은 한국일보 지면과 홈페이지에 소개되며 익명을 철저히 보장합니다. ▶상담신청서 바로가기 저는 남편과 20년 이상 별거하고 있는 60대 여성입니다. 가부장적인 남편과는 성격이 맞지 않아 결혼 직후부터 많이 다퉜고, 아이들 앞에서도 잘 지내기보다는 싸우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줬습니다. 싸움이 과격해지면 남편은 폭력을 쓰곤 했고, 이를 견디다 못해 제가 집을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엄마 없이 자랄 아직 어린 쌍둥이 아이들이 마음에 걸려 돌아왔습니다. 두어 번 그런 일이 반복되고,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란 무렵에 또다시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을 피해 집을 나온 저는 그대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아이들도 차라리 엄마와 아빠는 따로 사는 게 낫겠다고 말했습니다. 자존심이 강해 주변에 신세 지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라 그때부터 식당이나 마트, 텔레마케터 등 할 수 있는 온갖 일을 하며 돈을 벌었습니다. 집을 나온 이후 남편은 아이들을 돌보지 않아 멀리 있으면서도 제가 아이들 학비나 생활비를 신경 써야 했습니다. 쌍둥이 중 큰 아이는 대학에 진학한 이후에는 같이 지내며 뒷바라지했습니다. 둘째는 재수하고 다른 지역으로 대학을 가면서 떨어져 있었습니다. 제대로 된 가정을 주지 못해 아이들 모두에게 늘 미안했지만, 이런 이유로 둘째에게는 더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지금은 아이들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독립해서 자기 밥벌이를 하지만, 엄마로서 든든하게 떠받쳐 주는 역할을 해 주지 못했다는 생각은 여전합니다. 제 나름대로는 아이들을 뒷바라지하려고 애썼고, 완벽하진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습니다. 평소에 아이들과도 잘 지내는 편이었는데, 독립하면서 오히려 다투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아이들에게 "나를 무시하는 것 같다"고 했더니 언제 자기들이 엄마를 무시했냐며 더 크게 화를 냅니다. 평생 자식들 뒷바라지를 했는데, 이제 모아놓은 돈도 없고 늙은 저에게 아이들이 함부로 대한다는 생각에 화도 납니다. 이럴 때마다 나는 아이들에게 할 만큼 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하는 배신감도 들지만 아이들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해 이러는 것 같다는 죄책감도 듭니다. 아이들이 취직하면서는 이전보다 일하는 시간을 줄이긴 했지만, 그래도 자식들에게 다 늙어서 손 벌릴 수 없다는 생각에 여전히 돈을 벌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불안하기도 합니다. 20년 이상 몸으로 하는 일을 줄곧 해 와서인지 벌써 여기저기 아픈 곳도 많습니다. 쓸쓸한 기분이 들 때도 많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혼자 저와 형제들을 키워 온 어머니도 최근 세상을 떠났고, 이 나이 먹도록 집도 무엇 하나도 제대로 이뤄 내지 못한 제 모습이 초라하게만 느껴집니다. 결혼해서 가정을 제대로 꾸리지 못하고 고생하는 딸의 모습만 생전에 보여드린 어머니에게도 제가 한처럼 남아있을 것만 같습니다. 요새는 하루하루가 슬프고 우울합니다. 삶에 어떤 낙도 없는 것 같습니다. 자식들이나 주변에 신세 지지 않고 건강히 살다가 적당한 시기에 조용히 죽고 싶은데, 이런 소망도 제게는 어려운 걸까요. 유경은(가명·61·직장인) 경은씨의 사연을 읽으면서 남편과 오랜 시간 별거하며 홀로 생계를 꾸리신 지난 시간 동안 얼마나 애를 쓰며 살아오셨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른 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책임을 다하는 삶은 때론 괴롭고 또 벅찼을 텐데도 엄마로서, 누군가의 딸로서, 또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서의 역할을 책임감 있게 해내셨고 지금도 하고 계십니다. 그런 경은씨에게 그간 참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이제는 자식들이 독립하면서 홀로 감당하셔야 했던 부모로서의 무거운 짐을 조금 내려놓으려는 시점에 오히려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 갈등이 생겨 고민하시는 듯 보입니다. 특히 요새 ‘자식들이 나를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고 하셨습니다. 경은씨와 비슷한 고민을 비슷한 나이에 가지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왜 이런 기분을 느끼는지부터 자세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사실 타인이 나를 무시한다는 감정은 스스로를 존중하지 않을 때 강해지곤 합니다. 경은씨는 자신을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자존심도 마찬가지로 본인에 대한 존중이 없을 때 더 크게 작용하곤 합니다. 주변이나 자식에게 의지하고 싶지 않다는 경은씨의 마음은 만약 그렇게 했을 경우에 상대방이 당신을 무시할 것 같다는 두려움에서 나왔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찾아온 어머니의 사망은 일종의 기폭제가 됐을 겁니다. 특히 경은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로 당신과 형제자매를 키운 어머니에게 충분히 의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경우 겉으로 보기에는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면서도, 사실 누군가에게 의존하고 기대고 싶은 소망을 억압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평소에 감춰 둔 소망이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쓸쓸하고 우울한 감정으로 터져 나온 것입니다. 부모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과 슬픔은 자식에 대한 감정과 맞닿기도 합니다. "자식들은 왜 기대만큼 나를 환영하고 존중하지 않나"라는 실망으로 이어지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이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자식들은 본인을 무시하는 것 같고 또 한편으로는 주변에 신세 지기 싫다는 생각도 여전해서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딜레마가 지금 경은씨의 내면에 있는 가장 큰 핵심 갈등일지 모릅니다. 경은씨는 유독 지난 일들을 돌아보며 생긴 죄책감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셨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안정적으로 키우지 못해 미안하고, 어머니에게도 자신의 존재가 한으로 남았을까 걱정하고 계시죠. 인생을 이렇게 돌아보게 되는 일 자체가 노년기에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심리적 현상입니다. 당신이 무언가를 잘못해서 자꾸 과거를 돌아보고 후회를 갖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이 시기에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회상이라는 과정을 심리적으로 경험합니다. 이를 통해 자신이 예전에는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돌아보고, 또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될지를 준비하는 정체성의 '통합'을 위해 일어나는 심리적인 과정인 것입니다. 지금 갖고 계신 건강에 대한 걱정도 나이가 들면서 변화하는 몸을 보며 신체상 및 '자기감(sense of self)'의 변화에 대한 애도의 차원에서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이를 너무 이상하게 여기거나 두려워하기보다는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어머니의 사망도 노년기에 찾아올 죽음의 불가피함을 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혼란스럽고 괴로울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언젠가 찾아올 죽음의 단계를 준비하는 경로인 셈입니다. 거시적 관점에서 보며 자신의 마음이 자정 작용을 하고 있다고 여기면서 '내 마음이 나한테 뭐라고 말하고 있나'를 잘 따라가보는 것이 스스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경은씨 본인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주변이나 자식들에게 신세 지지 않고 건강하게 살다가 죽고 싶다는 당신의 소망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나'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남이 아니라 '나'를 중심에 두고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완벽하지 않았고 실수도 했고,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다고 스스로에게 이해심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지난 삶을 돌아보며 자녀 양육이나 일에 대한 성취 및 긍정적인 면을 기록해 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가족이나 자식을 위한 일보다는 경은씨의 취미 활동을, 마땅한 취미가 없다면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등 자기주도적인 삶을 통해 의미를 다시 발견해 가기를 권합니다. 또 가족이 아니더라도 마음이 맞는 지인들과의 관계를 통해 존재감을 쌓을 수도 있습니다. 노년기에는 이처럼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생기는 자신감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렇게 자신감을 쌓아가다 보면 자식들이 무시하는 것 같다는 경은씨의 고민에서도 자연스럽게 벗어나게 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을 먼저 존중하는 일입니다. 그래야 자식들이나 주변에서도 당신을 존중하는 선순환이 이뤄집니다. 그간 열심히 자신의 삶을 꾸려온 경은씨의 노년이 모두에게서 귀하게 여겨지기를 바랍니다. ※해결되지 않는 내면의 고통 때문에 힘겨운 분이라면 누구든 상담을 신청해 보세요. 상담신청서는 한국일보 신청 링크(https://forms.office.com/r/Krc2wt0UH5)에서 작성해 주시면 됩니다. 또 기사 하단의 QR코드로도 접속이 가능합니다. 선정되신 분의 상담 내용은 한국일보 지면과 홈페이지에 소개되며 익명을 철저히 보장합니다. ▶상담신청서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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